티스토리 뷰

목차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불교와 무속에 대한 내용을 깊이 파헤치면서 오니와 관련된 독특한 이야기 종교적 소재를 풀어내는 감독의 의도를 추론해보고자 합니다.  영화 '파묘'에서는 일본판 도깨비 오니에 대한 실제 역사와 신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영화 속 오니에 대한 특징과 정체성을 분석하고,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표현 간의 차이를 살펴보며 실존하는 인물과 영화 속 캐릭터의 상관관계에 대해 해석해 보겠습니다. 또한, 종교적 상징을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군국주의와 종교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지적합니다.

    한국영화 파묘에 대한 상세분석

    어릴 적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대화하시는 이야기를 듣던 중 파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나쁜 일 때문은 아니었고 문중 땅에 국가에서 어떤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해서 조상님의 묘소를 파묘하고 이장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먼 친척들이랑 같이 이렇게 유교식 복식으로 제사도 지내고 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파묘' 너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도 이런 한국인들만의 공통의 경험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장재현 감독님 영화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예전에 '랑종'이랑 '유전' 해석 영상을 좋게 보아주시고, 이번 파묘도 영상 요청해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파묘는 위의 영화들과 달리 너무나 명쾌한 영화이죠. 주인공들의 이름은 모두 독립운동가 분들의 이름이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차의 번호는 모두 독립과 관계있으며, 고영근의 가게 이름도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에서 이름을 따온 의열장의사 보국사. 절의 설립자는 독립운동가 김원봉에서 이름을 따온 원봉 스님. 이와 같은 정보를 인터넷에서 이미 쉽게 찾아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무속에 관해서는 이미 한국 전문가분들이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계시죠. 그래서 이 영상에서는 이 영화의 최종보스인 '오니'에 관해서 좀 더 자세히 파고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몰랐던 조금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 도깨비와 일본 오니의 차이 

    일본의 악귀인 오니는 보통 한국의 도깨비랑 동일시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둘은 많이 다릅니다. 도깨비는 인간에게 짓궂고 못된 장난을 칠 뿐이지, 일본의 오니처럼 사람을 마구 죽이는 악독한 악귀는 아닙니다. 또 도깨비는 오니처럼 꼭 뿔이 난 것도 아니고요, 인간에 가까운 훨씬 더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도깨비랑 오니는 완전히 다르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하지만 영화에서 무당들은 한국인들이기 때문에 이 오니를 상대로 도깨비 퇴치법을 동원하고 있죠. 보국사에 들여온 오니의 관 주위에 화림은 귀신을 퇴치하기 위한 찹쌀과 함께 말피를 뿌려 봉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떤 처녀가 도깨비를 백마의 피를 뿌려 퇴치했다는 경남 창원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무당 3명이 병원에 누워있는 봉길에게 굿을 하는 장면은 제주 도깨비 놀이를 본땄다고 합니다. 보통 '제주 영감놀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영감이 도깨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영감놀이는 음식을 거나하게 차려서 여러 도깨비들을 불러 대접하면서 사고를 치고 있는 형제 도깨비를 데려가도록 부탁을 하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이때 도깨비가 특히 좋아하는 음식이 영화에도 나오는 돼지머리와 수수떡이죠. 이때 무당은 음식을 먹는 도깨비들에게 막 말을 걸면서 해학적인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요. 약식이기는 하지만 영화에서도 이런 것이 잘 표현이 되었습니다.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왜장의 이야기


    영화에서 오니가 된 이 왜장이 등장합니다. 오니가 된 일본 왜장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우선, 500년 동안 이 땅에서 싸워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임진왜란에 참가했던 왜장입니다. 그러다 1598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을 하면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2년 후에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에도 막부의 수립자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실권을 잡게 되는 결정적인 대전투였죠. 이 전투에서 이 왜장은 1만 명을 베는 활약을 했지만 결국 목이 잘려 죽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일본 교토에 있는 불교 사찰인 '다이토쿠지'에 안치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이토쿠지 즉 '대덕사'는 전국시대 왜장들의 '탑두 사찰'로 유명한 사찰인데요. 탑도 사찰이란 하나의 대사찰을 둘러싸고 작은 사찰 여러 개가 대사찰을 빙 둘러싸고 있는 형식입니다. 전국시대 다이묘들이 저마다 이 다이토쿠지에 자신이 탑도 사찰을 건설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22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 오니도 그 정도 급은 되는 인물이었던 모양입니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아마도 패한 쪽에 속해 있던 사람이었을 것 같지만 일본은 '어령 신앙'이라는 게 있죠. 죽은 적장이라도 원령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신으로 모시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 오니가 좋아하는 은어와 참외는 당시 일본에서 다이묘와 무사들이 즐기던 고급 진상품이었습니다. 은어는 전국시대의 실질적인 통일자였던 오다 노부나가의 본거지 기후 현의 특산물인데요. 가마우지를 이용한 은어 낚시가 유명한 곳이죠. 참외는 오다 노부나가가 일왕과 쇼군에게 헌상하기도 했던 과일로 무사와 다이묘들 사이에서는 이 참외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는 모든 사단의 흑막인 '기순애'라는 일본 승려가 있습니다. 기순애는 '키츠네' 즉 여우를 가리키죠. 여우라고 하면 10세기 헤이안 시대에 활약했던 유명한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음양사는 옛날 일본에서 점술 주술 제사 풍수지리 등을 담당하던 조정 관직입니다. 이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어머니가 백여우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요. 이 세이메이의 후손인 츠치미카도 가문은 근대 메이지 유신에 이르기까지 음양사 가문으로 쭉 명성을 떨쳐왔습니다. 아마 기순애도 세이메이의 후손이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이 기순애의 일본어 본명은 '무라야마 준지'라고 합니다. 무라야마 준지는 아마도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의 촉탁으로 조선의 풍속과 무속에 대한 많은 연구자료를 남겼던 '무라야마 지준'이라는 학자의 이름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무라야마 지준도 기순애처럼 조선 팔도 안 다녀본 곳이 없을 것입니다.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와 '파묘'를 통해 종교와 권력의 결합,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악으로 변하는 과정을 다루어왔습니다. 불교를 주제로 삼고 있는 장재현 감독은 불교 관련 주제의 영화를 선호하는데, 이는 종교적 단면을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불교나 다른 종교에서도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증가할 때 악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 이슈입니다. 이번 영화 파묘에서도 이러한 감독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